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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나] 개기일식/서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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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02회 작성일 2025-03-19 11:51:3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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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기일식/서안나

한 입술이 한 입술과 겹쳐진다, 물뱀처럼 캄캄하다,
한 남자의 입술이 한 여자의 캄캄한 사랑을 누르고 있다

맞은편의, 불붙는, 더듬거리는, 건너가는, 멈추는, 걸어가다 멈추는, 뼈를 감춘, 입술만 남은,
내가 잡지 못하는, 뒤돌아서는, 등 뒤에서 깨무는, 피처럼 붉은, 당신이란

남자가 여자에게 다가갔을 때 아름다운 여자는 조금씩 사라졌다

사랑이란 누군가를 위해 눈과 코를 지우고
형용사처럼 혀를 버리는 것

사라지는 여자의 눈썹이 서늘하다
어느 쪽이 슬픔의 정면인지
하루가 백년 같은 뜨거운 이마

당신과 내가 삼켜버린 낡은 입술들,
한 입술과 한 입술이 쌓인다,
고요하다 입술들은,
울음과 울음이 겹쳐진다,
캄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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