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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나] 즐거운 소녀들 1/서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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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22회 작성일 2025-03-19 11:46:5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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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소녀들 1/서안나

동물원에서 짐승들이 사라졌다는 뉴스가 되풀이로 보도되었다
저녁이 되자 보도블록 틈새에서 털 돋은 손가락과 피묻은 손톱들이 자라났다
어느 날은 비디오 방에서 순식간에 사랑을 알아버리기도 했다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곤 했다

무작정 도시를 질주했다 아랫도리에 붉은 도벽의 꽃들이 피어났다
아버지가 뺨을 후려칠 때 핏발 선 눈동자에 금이 갔다
나는 상냥한 아버지를 낳을 거야, 은밀한 낙서를 하며 자신을 부정하는 법을  배웠다

밤마다 젖가슴이 아팠다 주둥이를 벌리고 붉은 간을 토해냈다
무른 토마토처럼 울컥 아버지 없는 아이를 낳았다
떠나고 싶었지만 도착할 곳이 없는 소녀들이 북적거렸다
도시가 갈라지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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