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나] 스타킹 속의 세상/서안나
페이지 정보
본문
스타킹 속의 세상/서안나
스타킹을 신을 때면
잘 풀리지 않는 세상일처럼 조잡하게 말려 있는 두 가닥의 길. 풀기 없이 뭉쳐져 있는 길들.
그 길속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디디면 망사그물처럼 단단하게 조여오는 아픈 기억들.
스타킹을 신을 때면
열 손가락에 힘을 주고 잡아당기면 뱀 아가리처럼 순식간에 내 몸을 삼켜버리는 탄력적인 길들.
위험스런 길속엔 함정처럼 꽃들이 피고 지고. 꽃잎에 진딧물처럼 얹혀진 푸른 골목길.
푸른 골목길에서 누군가가 담장에 기대어 조급하게 기침을 한다. 기침소리로 쏟아지는 꽃보다 습한 기억들.
골목에선 사람들이 잠 속에서도 두 눈을 감지 못한다. 검은 내장을 우우 떨며 담장이 목덜미가 하얀 여자를
뱉어낸다. 절벽처럼 각이 진 얼굴이 낯익다. 슬픈 내력을 지닌 무성한 소문들이 골목 안에 가득 들어찬다.
여자의 슬픈 발걸음이 낙타 발자국처럼 따뜻한 담장 안에 고요하게 찍힌다. 발자국마다 길들이 열린다.
길들이 여자를 휘감는다. 꽃잎들이 여자 목덜미에 서둘러 피어난다. 스타킹을 신다보면 꽃처럼 붉은
길들이 망사그물처럼 단단하게 조여온다.
스타킹을 신을 때면
잘 풀리지 않는 세상일처럼 조잡하게 말려 있는 두 가닥의 길. 풀기 없이 뭉쳐져 있는 길들.
그 길속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디디면 망사그물처럼 단단하게 조여오는 아픈 기억들.
스타킹을 신을 때면
열 손가락에 힘을 주고 잡아당기면 뱀 아가리처럼 순식간에 내 몸을 삼켜버리는 탄력적인 길들.
위험스런 길속엔 함정처럼 꽃들이 피고 지고. 꽃잎에 진딧물처럼 얹혀진 푸른 골목길.
푸른 골목길에서 누군가가 담장에 기대어 조급하게 기침을 한다. 기침소리로 쏟아지는 꽃보다 습한 기억들.
골목에선 사람들이 잠 속에서도 두 눈을 감지 못한다. 검은 내장을 우우 떨며 담장이 목덜미가 하얀 여자를
뱉어낸다. 절벽처럼 각이 진 얼굴이 낯익다. 슬픈 내력을 지닌 무성한 소문들이 골목 안에 가득 들어찬다.
여자의 슬픈 발걸음이 낙타 발자국처럼 따뜻한 담장 안에 고요하게 찍힌다. 발자국마다 길들이 열린다.
길들이 여자를 휘감는다. 꽃잎들이 여자 목덜미에 서둘러 피어난다. 스타킹을 신다보면 꽃처럼 붉은
길들이 망사그물처럼 단단하게 조여온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