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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호] 바구니/송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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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23회 작성일 2025-03-03 11:37:5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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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니/송찬호

언제나 하늘은 빈 바구니로 내려왔다
바구니가 비었으니 아직 살아 있나보다
여인은 다시 밥 바구니를 하늘로 올려보냈다
아, 뭉클한 밥 바구니가 한 입에 하늘로 꺼져 들어가곤 하였다
옷을 넣어 보내면 금방 피고름 빨래가 되어 내려왔다
여인의 몸도 점점 꺼져 들어갔다
기약 없는 세월은 물같이 흘렀고 그 물가에서
여인은 시름없이 빨래를 하였다
물은 날마다 더럽혀져 갔다
그 물이 흘러가는 어디선가 다시 근심 많은 여인들이
더럽혀진 물로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빈바구니 속에서 아이는 끊임없이 울었다
여인은 바구니처럼 웅크리고 앉아 꼼짝할 수 없었다
아이들이 자라 여인을 버리고
다시 이 지상을 떠날 때까지
날마다 바구니 가득 그렇게 오르고 싶었던 하늘
오, 저 밑 버림받은 세상에는
몸 움푹움푹 패인 빈 바구니 같은 늙은 여인들만 남아 뒹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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