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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실리아] 채송화/손세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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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9회 작성일 2025-04-20 20:00:3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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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송화/손세실리아

처마 밑 꽃묘 연일 수난이다
들고나는 발길 피하지 못해
어깨뼈며 정강이뼈 골절 다반사고
혼절해 널브러진 적 부지기수다
아랫동아리에 손댈 때마다
가늘게 타전해오던 맥이라니
안간힘이라니

명줄 움켜쥔 것만도 기특한데
달궈질 대로 달궈진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 살아남아 마침내
폭염주의보 속 절정이 되었다
거짓사랑과 기만과 무례로 인해
오래 황폐했던 나와는 딴판이다

얼마를 더 살아야
상처로부터 담담해질까
이토록 무연할 수 있을까
얼마나 더 깊이 울어야
저토록 뜨거운 문장이 될까

-  『꿈결에 시를 베다』(실천문학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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