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손세실리아 > 사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69
어제
861
최대
3,544
전체
297,816
  • H
  • HOME

 

[손세실리아] 마흔/손세실리아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8회 작성일 2025-04-20 19:59:55 댓글 0

본문

마흔/손세실리아

먹어도 먹어도 허리가 줄고 시시로
목이 멥니다 마음과 몸이 삐걱대고
번번이 서로를 거역합니다
의연한 척 무연한 척하지만 기실은
매양 갈팡질팡합니다 이따금
관계에 홀려 휘청대기도 합니다
시퍼렇게 날선 작둣날을 타는
어린 무녀의 연분홍 맨발바닥처럼
아찔하기도 하고, 차도를 건너는
민달팽이의 굼뜬 보행처럼
위태롭기도 한, 낙타도 수통도 없이
사막을 건너는, 독사의 축축한 혓바닥
도처에서 널름거리는, 이승의 무간지옥에
다름 아닌, 내딛는 곳마다 허방인, 진창인,
생의 花根이며 火根이기도 한, 
 
 不不惑인,

- 『기차를 놓치다』(도서출판 애지, 200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