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택수] 구름의 가계/손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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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가계/손택수
상할머니의 몸속에선 가끔씩 구름 우는 소리가 들렸다
구르릉 먹구름 우는 소리가 신음 신음 새어나왔다
그런 날은 영락없이 비가 내렸다
고가메 너머의 구름이
지붕 위까지 바짝
끌어당겨지곤 하였다
상할머니는 비를 불러왔다 몸이 쿡쿡 쑤시는 아픔으로
들판을 쿡쿡 쑤시며 마디마디 뼈마디 저린 비를 짚고 왔다
상할머니의 몸은 천문을 품고 있었던 게지
내가 알지 못할 예감으로 떨리는 우듬지 끝
떨어져내리는 잎사귀 잎사귀마다
빛나는 통증으로 하늘과 이어져 있었던 게지
구르릉 밤늦게 저린 자리를 끌며 일어난 어머니는 빨래를 걷는다
서러운 몸속에서 몸속으로 구름이 유전하고 있다
- 손택수, 『목련 전차』(창비, 2006)
상할머니의 몸속에선 가끔씩 구름 우는 소리가 들렸다
구르릉 먹구름 우는 소리가 신음 신음 새어나왔다
그런 날은 영락없이 비가 내렸다
고가메 너머의 구름이
지붕 위까지 바짝
끌어당겨지곤 하였다
상할머니는 비를 불러왔다 몸이 쿡쿡 쑤시는 아픔으로
들판을 쿡쿡 쑤시며 마디마디 뼈마디 저린 비를 짚고 왔다
상할머니의 몸은 천문을 품고 있었던 게지
내가 알지 못할 예감으로 떨리는 우듬지 끝
떨어져내리는 잎사귀 잎사귀마다
빛나는 통증으로 하늘과 이어져 있었던 게지
구르릉 밤늦게 저린 자리를 끌며 일어난 어머니는 빨래를 걷는다
서러운 몸속에서 몸속으로 구름이 유전하고 있다
- 손택수, 『목련 전차』(창비,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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