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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 저녁 한때/신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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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2회 작성일 2025-04-12 12:57:5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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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한때/신달자

상추에 광어회를 놓고 그 위에 된장과 마늘을 싸
내 입에 넣어주는 그 사람과
시장 바닥에 콜라 병 나무 박스를 엎어놓고
쪼그리고 앉아 소주를 나누는 나는
이미 알콜 농도 50도로 오르고

63빌딜에서 알랭 들롱 같은 준 재벌과
비프스테이크를 자르며 붉은 와인을 마시던
그때보다 나는 자꾸만 더 높이
하늘 쪽으로 날아오른다

겨우 소주 한잔에 발끝부터 취해 올라
올라 올라 나는 으악 으악 소리가 난무하는
시장 바닥에서
유치한 사랑 노래의 유행가를 부르고 싶은
술보다 더 알콜 농도가
높은 것에 취해서 취해서…….

- 『오래 말하는 사이』(민음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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