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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봄날, 영산포구에서 3​/송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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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5회 작성일 2025-04-12 09:23: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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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영산포구에서 3​/송수권

저 갯마을 흐드러진 복사꽃잎 다 질 때까지는
이 밤은 아무도 잠 못 들리
한밤중에도 온 마을이 다 환하고 마당 깊숙이 스민 달빛에
얼룩을 지우며
성가족聖家族들의 이야기 도른도른 긴 밤 지새우리
칠칠한 그믐밤마다 새 조개들 입을 벌려
꼬막녀들과 하늘 어디로 날아간다는 전설이
뻘처럼 깊은 갯마을
한낮에는 굴을 따고
밤엔 무시로 밀 낙지국과 무젓*을 먹는
아낙들
뽀얀 달무리도 월출봉 너머 지고 말면
창창한 물잎새들 새로 피듯 이 밤은 아무도 잠 못 들리
저 갯마을 복사꽃잎 다 흩날릴 때까지는

*무젓: 꽃게 무침

- 『퉁』(서정시학,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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