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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입동 근처/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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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6회 작성일 2025-04-06 21:50: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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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立冬)​ 근처/복효근

그 역사驛舍 개찰구를 빠져나가자면
오른 편에 새장이 있다
갖가지 외래종 새들을 가두어놓고 기르는데
성긴 철망 틈을 찾아 탈출했음직한
흰 새, 이름도 모를 새 두 마리
내가 갔을 적마다
새장 안으로부터 튕겨져 나오는 좁쌀을
새장 밖에서 쪼아먹고 있었다
그 어느날, 저 짙푸른 하늘이
새를 철망 밖으로 불러냈으리라
채 가시지 않은 날개의 야성 때문이었으리라
나갔으나 되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다시 새장 안이 그립다는 듯
새장 안을 기웃대고 있었다
새장 옆 박넝쿨도 시들고 겨울도 머지않은 날
오늘은 역무원 둘이서 새장 밖을 둘러 비닐 장막을 친다
대합실 창문가에 아까부터
초로의 노숙자 하나 기대어 지켜보고 있다

- 복효근,『목련꽃 브라자』(천년의시작,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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