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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부쟁이 연가/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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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시내와 내가
그림자 서너 배쯤 거리를 두고
하굣길 가다보면
마을 어귀
쑥부쟁이 너울로 핀 산그늘에
가시내는 책보를 풀어놓고 아예
가을 다 가도록
꽃이 몇 송인지 한참이나 꺾다간
뒤도 안 돌아보고 가곤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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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 뒤에 쪼그리고 앉아
가시내 스치는 손끝에 내 마음도 피어서
꺾이는 저 쑥부쟁이 꽃빛깔
꽃빛깔로 달아오르곤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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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도 그 가시내
무심한 눈길 몇 번 마냥 흘러서
마을 어귀 지날 때
시방은 누가 거기 홀로 피어 울고 있는지
쑥부쟁이,
쑥부쟁이 너울로 핀
산그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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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효근,『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 (달아실출판사,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