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민] 그루터기/박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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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터기/박승민
벼를 메어낸 논바닥이 누군가의 말년 같다
어느 나라의 차상위계층 안방 속 같다
겨울 내내 그루터기 물고 있는 것은 살얼음 속의 푸르던 날
이 세상 가장 아픈 급소는 자식새끼가 제 약점을 고스란히 빼다 박을 때
그래서 봄이 오면 농부는 자기 생을 이식한 흉터를 무자비하게 갈아엎고 논바닥에 푸른색 도배를 하는 것이다
등목을 하려고 수건으로 탁, 탁 등을 치는 순간 감쪽같이 그의 등판에 업혀 있는 그루터기들
『슬픔을 말리다』 ,박승민, 실천문학사, 2016년, 11쪽
벼를 메어낸 논바닥이 누군가의 말년 같다
어느 나라의 차상위계층 안방 속 같다
겨울 내내 그루터기 물고 있는 것은 살얼음 속의 푸르던 날
이 세상 가장 아픈 급소는 자식새끼가 제 약점을 고스란히 빼다 박을 때
그래서 봄이 오면 농부는 자기 생을 이식한 흉터를 무자비하게 갈아엎고 논바닥에 푸른색 도배를 하는 것이다
등목을 하려고 수건으로 탁, 탁 등을 치는 순간 감쪽같이 그의 등판에 업혀 있는 그루터기들
『슬픔을 말리다』 ,박승민, 실천문학사, 2016년,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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