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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진] 어떤 입맞춤/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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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5회 작성일 2025-05-18 09:31: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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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입맞춤/박형진

늦어버린 마늘을 심으려고
서둘러 녹두대를 뽑아 냅니다
아내는 앉아서 힘껏 하지요
나는 서서 후딱 후딱 합니다
숨을 몰아 쉬느라 헉헉댑니다
앉아서 천천히 해 봅니다
털어내도 신발 속엔 흙이 찹니다
귀찮아 그만 벗었습니다
아ㅡ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머리끝까지
땅의 전류가 흐릅니다
기분이 온통 상쾌해집니다
갑자기 온몸이 기쁨으로 떨렸어요
신발을 벗고 밭에서 가만 가만 일한다는 건
사랑하는 사람과 입맞춤을 나누는 것과 같기에

  - 『다시 들판에 서서』(당그래출판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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