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박성우 > 바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359
어제
861
최대
3,544
전체
298,106
  • H
  • HOME

 

[박성우] 동행/박성우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2회 작성일 2025-04-30 15:38:08 댓글 0

본문

동행/박성우

멈추어 있는 듯
움직이는 리어카 더얼컹,
지푸라기 낀 바퀴는 굴러
관촌 주천들녘 농로 돌아
살얼음 낀 오원천(烏院川)
주천다리에 멈춘다

손잡이 놓은 여자는
콧물 훔친 목장갑 벗고는
봇짐처럼 실려온
여자아이의 볼을 비벼준다
킁, 해도 가만있는 아이
물코를 닦아 몸뻬바지에 닦는다

다리 위의 두 여자는
조용조용 중얼중얼
들판을 보고 먼 산을 본다
짐칸에 탄 아이가
고개 끄덕이자 몸뻬바지는
허리를 굽혀 리어카 당긴다

리어카 끌고 마을로 가는
몸뻬바지 며느리도
아이가 된 시어머니도
된서리 맞은 허연 볏단머리다

 - 『가뜬한 잠』(창비, 200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