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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근] 탑/박영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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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6회 작성일 2025-04-24 08:34: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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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박영근

저 탑이
왜 이리 간절할까

내리는 어스름에
산도 멀어지고
대낮의 푸른빛도 나무도 사라지고

수백년 시간을 거슬러
무너져가는 몸으로
천지간에
아슬히 살아남아
저 탑이 왜 이리 나를 부를까

사방 어둠속
홀로 서성이는데
이내 탑마저 지워지고
나만 남아
어둠으로 남아

문득 뜨거운 이마에
야윈 얼굴에 몇점 빗방을
오래 묵은 마음을
쓸어오는
빗소리

형체도 없이 탑이 운다
금간 돌 속에서
몇송이 연꽃이 운다

 ​-  『별자리에 누워 흘러가다』(창비,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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