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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황소/박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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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9회 작성일 2025-04-20 15:40:3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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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박형준

날은 저물지 않는다
네가 뿔을 휘두르며 보리밭 길을 달린다
행주의 주름처럼,
검게 탄 아낙 이마에서 땀방울이 솟는다

보리밭 사이로
아낙을 끌고 침을 허옇게 문,
네가 달리고

극도의 잉걸불이 타오르는 하늘을 찌르며
한쌍의 뿔이
보리밭, 황금빛 보리 속으로
아낙을 끌고 간다

-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창작과비평사,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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