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설희] 충혈/박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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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혈/박설희
거센 바람에 떠밀려 가다 보았다
공중에 멈춘
갈매기 한 마리
날개를 힘껏 쫙 펴고
필사적으로 견딘다
깃털마다 부풀리는 바람
침묵으로 저항하는
몸뚱이가 부들부들 떨린다
떠밀리면 모든 게 끝이라는 듯
충혈된 몸
저 멀리 궁평항 방파제에는
새우깡을 낚아채는 부리들의 묘기로
함성과 웃음이 폭죽처럼 터지는데
날개를 꺾을 듯 몰아치는 바람 속
공중에 닻을 내려
버틴다,
세상의 바람은 다 와보라는
그 시선이 뚫어지게 닿은 곳
출렁이며 꿈쩍 않는 바다
잔비늘 낱낱이 온통 불타오르는 바다
- 『꽃은 바퀴다』(실천문학사, 2017)
거센 바람에 떠밀려 가다 보았다
공중에 멈춘
갈매기 한 마리
날개를 힘껏 쫙 펴고
필사적으로 견딘다
깃털마다 부풀리는 바람
침묵으로 저항하는
몸뚱이가 부들부들 떨린다
떠밀리면 모든 게 끝이라는 듯
충혈된 몸
저 멀리 궁평항 방파제에는
새우깡을 낚아채는 부리들의 묘기로
함성과 웃음이 폭죽처럼 터지는데
날개를 꺾을 듯 몰아치는 바람 속
공중에 닻을 내려
버틴다,
세상의 바람은 다 와보라는
그 시선이 뚫어지게 닿은 곳
출렁이며 꿈쩍 않는 바다
잔비늘 낱낱이 온통 불타오르는 바다
- 『꽃은 바퀴다』(실천문학사,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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