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경] 애월이라는/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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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 涯月)이라는/박미경
슬픔도 낯설고 한갓질 때는 거기
애월에나 가겠다
거기 검은빛 밤바람 파도 소리에게
큰 소리로 붉음이 가신 흰 입술로나 말하겠다
어떤 커다란 슬픔으로 넌 까만 돌빛이 되었는지
그토록 고상한 돌옷이라니 말 못할 아픔으로 그렇듯
끄덕없는 전생의 바람빛이라니
내가 널 얼마나 생각하는 걸 알면
네가 얼만큼 깜짝 놀랠 건가 하는지에 대하여
달빛 찰박찰박 스며든 밤바다에게
조곤조곤 일러주겠다
애월이 만약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면
말없이 손으로 찍은 물 그림 한 장 보여주겠다
물방울 같이 가뭇없는 흰 소리로나 말하겠다
이윽고는 없어질 내 손가락 지문이나 찍겠다.
- 『슬픔이 있는 모서리』(문학들, 2013)
슬픔도 낯설고 한갓질 때는 거기
애월에나 가겠다
거기 검은빛 밤바람 파도 소리에게
큰 소리로 붉음이 가신 흰 입술로나 말하겠다
어떤 커다란 슬픔으로 넌 까만 돌빛이 되었는지
그토록 고상한 돌옷이라니 말 못할 아픔으로 그렇듯
끄덕없는 전생의 바람빛이라니
내가 널 얼마나 생각하는 걸 알면
네가 얼만큼 깜짝 놀랠 건가 하는지에 대하여
달빛 찰박찰박 스며든 밤바다에게
조곤조곤 일러주겠다
애월이 만약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면
말없이 손으로 찍은 물 그림 한 장 보여주겠다
물방울 같이 가뭇없는 흰 소리로나 말하겠다
이윽고는 없어질 내 손가락 지문이나 찍겠다.
- 『슬픔이 있는 모서리』(문학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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