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준] 황태와 나/박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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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와 나/박남준
얼었다 녹았다 눈보라 친다
흔들리는 명태들이 덕장에서 부풀어 오르기를 거듭하며
마른 빨래처럼 부드러워진다
춥다 비로소 겨울이 온몸에 전해온다
아궁이에 불 지피는데 찬바람이 머릿속을 뚫는다
등짝과 발가락 떨어질 듯 시리다
아프도록 이런 명징한 감각이 살아 있는
겨울을 다시 맞이했다는 것
느낄 수 있다는 것, 생명이라는 축복이겠지
아궁이 앞으로 돌아앉았다 바로 했다
나도 부드러워질 것인가
부드럽다는 것,
세상을 향한 눈과 마음과 손길이 따뜻해진다는 것이겠다
그 길로 향하는 한 걸음의 발길을 내딛는 것이겠다
- 『중독자』(펄북스, 2015)
얼었다 녹았다 눈보라 친다
흔들리는 명태들이 덕장에서 부풀어 오르기를 거듭하며
마른 빨래처럼 부드러워진다
춥다 비로소 겨울이 온몸에 전해온다
아궁이에 불 지피는데 찬바람이 머릿속을 뚫는다
등짝과 발가락 떨어질 듯 시리다
아프도록 이런 명징한 감각이 살아 있는
겨울을 다시 맞이했다는 것
느낄 수 있다는 것, 생명이라는 축복이겠지
아궁이 앞으로 돌아앉았다 바로 했다
나도 부드러워질 것인가
부드럽다는 것,
세상을 향한 눈과 마음과 손길이 따뜻해진다는 것이겠다
그 길로 향하는 한 걸음의 발길을 내딛는 것이겠다
- 『중독자』(펄북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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