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샛길/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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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길/박철
내가 큰길 놓아두고
샛길 접어듦은 석양에 물든 그대 때문이라
어둠이 오기 전 나는 마지막 태양의 흙냄새
작은 열기라도 잊지 않기 위함이라
내가 멀리 길 떠날 막차를 보내고
어둠을 틈타 한적한 곳 돌아서
샛길, 샛길, 하며 목마르게 걷고 또 걷는 것은
길의 어느 한군데쯤
그대 등 돌려 나를 맞이할까, 두려움이라
젊다지만 나는 이미 천상의 인간
그대 거기까지 나를 따라올까
내가 곧은 길 놓아주고
샛길 험한 길 들어섬은 생의 슬픔 때문이라
슬픔만이 우리를 한결로 엮어
어느 무리 멀리 떠난 뒤에도
샛길, 샛길, 하며 한몸으로
걸어갈 수 있음이라
- 『험준한 사랑』(창비, 2005)
내가 큰길 놓아두고
샛길 접어듦은 석양에 물든 그대 때문이라
어둠이 오기 전 나는 마지막 태양의 흙냄새
작은 열기라도 잊지 않기 위함이라
내가 멀리 길 떠날 막차를 보내고
어둠을 틈타 한적한 곳 돌아서
샛길, 샛길, 하며 목마르게 걷고 또 걷는 것은
길의 어느 한군데쯤
그대 등 돌려 나를 맞이할까, 두려움이라
젊다지만 나는 이미 천상의 인간
그대 거기까지 나를 따라올까
내가 곧은 길 놓아주고
샛길 험한 길 들어섬은 생의 슬픔 때문이라
슬픔만이 우리를 한결로 엮어
어느 무리 멀리 떠난 뒤에도
샛길, 샛길, 하며 한몸으로
걸어갈 수 있음이라
- 『험준한 사랑』(창비,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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