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강화운수에서는 아직도 담배를 피누나/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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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운수에서는 아직도 담배를 피누나/박철
시외버스는 아직도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구나
누구 하나 탓하는 이 없다
서울 사는 자식들 먹여살리느라
올려보내는 온갖 반찬 냄새
차 안을 휩쓸고 기름 냄새 가득하다
거친 운전사의 운전 솜씨나
침을 튀기며 나누는 인사말이
세상 바뀌어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비틀거리며 저번 잔치에 못 간
부줏돈을 건네주기도 하고
또 비틀거리며 마다하기도 하고
고등학교 학생들의 눈빛으로 하는 연애가
숨막힐 듯 날렵한 실내
어미가 비닐봉투를 얻어다가 아이의 등을 두드리고
휴가 가는 군인의 들뜬 기분이 손에 잡힐 듯한데
강화운수는 아직도
차 안에서 담배를 피누나
- 『새의 全部』(문학동네, 1995)
시외버스는 아직도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구나
누구 하나 탓하는 이 없다
서울 사는 자식들 먹여살리느라
올려보내는 온갖 반찬 냄새
차 안을 휩쓸고 기름 냄새 가득하다
거친 운전사의 운전 솜씨나
침을 튀기며 나누는 인사말이
세상 바뀌어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비틀거리며 저번 잔치에 못 간
부줏돈을 건네주기도 하고
또 비틀거리며 마다하기도 하고
고등학교 학생들의 눈빛으로 하는 연애가
숨막힐 듯 날렵한 실내
어미가 비닐봉투를 얻어다가 아이의 등을 두드리고
휴가 가는 군인의 들뜬 기분이 손에 잡힐 듯한데
강화운수는 아직도
차 안에서 담배를 피누나
- 『새의 全部』(문학동네,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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