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운수에서는 아직도 담배를 피누나/박철 > 바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754
어제
667
최대
3,544
전체
297,640
  • H
  • HOME

 

[박철] ​강화운수에서는 아직도 담배를 피누나/박철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20회 작성일 2025-04-12 10:23:55 댓글 0

본문

​강화운수에서는 아직도 담배를 피누나/박철

시외버스는 아직도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구나
누구 하나 탓하는 이 없다
서울 사는 자식들 먹여살리느라
올려보내는 온갖 반찬 냄새
차 안을 휩쓸고 기름 냄새 가득하다
거친 운전사의 운전 솜씨나
침을 튀기며 나누는 인사말이
세상 바뀌어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비틀거리며 저번 잔치에 못 간
부줏돈을 건네주기도 하고
또 비틀거리며 마다하기도 하고
고등학교 학생들의 눈빛으로 하는 연애가
숨막힐 듯 날렵한 실내
어미가 비닐봉투를 얻어다가 아이의 등을 두드리고
휴가 가는 군인의 들뜬 기분이 손에 잡힐 듯한데
강화운수는 아직도
차 안에서 담배를 피누나

-  『새의 全部』(문학동네, 199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