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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흰 자두꽃/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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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56회 작성일 2025-03-10 18:34: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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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자두꽃/문태준

 손아귀에 힘이 차서 그 기운을 하얀꽃으로 풀어놓은 자두나무 아래
 못을 벗어나 서늘한 못을 되돌아보는 이름모를 새의 가는 목처럼
 몸을 벗어나 관으로 들어가는 몸을 들여다보는 식은 영혼처럼
 자두나무의 하얀 자두꽃을 처량하게 바라보는 그 서글픈 나무 아래
 곧 가고 없어 머무르는 것조차 없는 이 무정한 한낮에
 나는 이 생애에서 딱 한번 굵은 손뼈마디 같은 가족과
 나의 손톱을 골똘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시집 - 맨발 (2004년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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