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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겨울 일기/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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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91회 작성일 2025-02-23 14:43: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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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일기/문정희

나는 이 겨울을 누워서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려
염주처럼 윤나게 굴리던
독백도 끝이 나고
바람도 불지 않아
이 겨울 누워서 편하게 지냈다
 
저 들에선 벌거벗은 나무들이
추워 울어도
서로 서로 기대서 숲이 되어도
나는 무관해서
 
문 한 번 열지 않고
반추 동물처럼 죽음만 꺼내 씹었다
나는 누워서 편히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이 겨울

- ≪어린 사랑에게≫(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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