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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짧은 낮잠/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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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67회 작성일 2025-02-19 15:08:5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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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낮잠/문태준

낮잠에서 깨어나면
나는 꽃을 보내고 남은 나무가 된다

魂이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
낯선 곳에 혼자 남겨질 때가 있으니

오늘도 뒷걸음 뒷걸음치는 겁 많은 노루 꿈을 꾸었다

꿈은, 멀어져 가는 낮 꿈은
친정 왔다 돌아가는 눈물 많은 누이 같다

낮잠에서 깨어나 나는 찬물로 입을 한 번 헹구고
주먹을 꼭 쥐어보며 아득히 먼 넝쿨에 산다는 산꿩 우는 소리 듣는다

오후는 속이 빈 나무처럼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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