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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만] 장항선 4/문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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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5회 작성일 2025-04-21 07:53: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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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선 4/문동만

내 서툰 사랑법은 방생이 아니라 가두리였다

내가 당신한테 아무 기대 없듯이
댓가 없는 선물을 툇마루에 놓아두고
밤기차를 타듯이

지나치는 역사(驛舍)처럼
잊을 건 잊고 기억할 건 기억하여서

불빛이 아슴아슴한 먼 집이여

지그시 눈감으면
설움도 아련한 기억이
될지도 모른다

초로의 한 여인이 팔다 남은
젓갈광주리를 버겁게 이고 내리는
그 내려보지 못한 간이역에 내리어
낯설고 담담한 내가 되어
다시 새벽 첫차로
당신에게 가면 되는 것을

포기도 사랑이리

낯선 내 모양도
다시 서툰 내 사랑법이다

 - 『그네』(창비,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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