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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문병/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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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7회 작성일 2025-04-18 08:06:4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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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문태준

그대는 엎질러진 물처럼 누워 살았지
나는 보슬비가 다녀갔다고 말했지
나는 제비가 돌아왔다고 말했지
초롱꽃 핀 바깥을 말하려다 나는 그만두었지
그대는 병석에 누워 살았지
그것은 수국(水國)에 사는 일
그대는 잠시 웃었지
나는 자세히 보았지
먹다 흘린 밥알 몇 개를
개미 몇이 와 마저 먹는 것을
나는 어렵게 웃으며 보았지
그대가 나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으므로
그대의 입가에 아주 가까이 온
작은 개미들을 계속 보았지

 - 『그늘의 발달』(문학과지성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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