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수] 새해/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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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문인수
저 해가 새것이다.
하늘에 떠오른 저 해가 완전히 새것이다.
새로 산 옷이나 가구, 새로 꾸민 거실 따위가 아니라 저
낯 뜨거운 햇덩어리가 바로 새것이다. 싱싱한 느낌으로 사람들은
이른 아침 활짝 창을 열거나 어디
산꼭대기며 바닷가로 몰려가 힘껏 환호하며
가린 것 없는 어린 불의 불멸,
새해를 두 팔 벌려 맞아들이는 것이겠다.
해가 뜨는 것은 일상 자연현상이요, 새해란 인간문명이 정해놓은 한낱 표시일 뿐
그 무엇이 달라질 것이며 또 새것이겠느냐만, 새해!
단층 옥상에서 봐도 확실히 더 붉은 것 같다. 어둠은 분명 눈앞에서 사라지고
새해! 늑골 아래 한구석
빗장 따는 깨끗한 소리가 난다. 새해! ‘燒紙效果’가 있다. 용서라는 말, 사랑이라는 말,
희망이라는 말의
일출이여.
새로 떠올리는 밝은 마음, 만면 개벽인
저 해가 새것이다.
- 『쉬!』(문학동네, 2006)
저 해가 새것이다.
하늘에 떠오른 저 해가 완전히 새것이다.
새로 산 옷이나 가구, 새로 꾸민 거실 따위가 아니라 저
낯 뜨거운 햇덩어리가 바로 새것이다. 싱싱한 느낌으로 사람들은
이른 아침 활짝 창을 열거나 어디
산꼭대기며 바닷가로 몰려가 힘껏 환호하며
가린 것 없는 어린 불의 불멸,
새해를 두 팔 벌려 맞아들이는 것이겠다.
해가 뜨는 것은 일상 자연현상이요, 새해란 인간문명이 정해놓은 한낱 표시일 뿐
그 무엇이 달라질 것이며 또 새것이겠느냐만, 새해!
단층 옥상에서 봐도 확실히 더 붉은 것 같다. 어둠은 분명 눈앞에서 사라지고
새해! 늑골 아래 한구석
빗장 따는 깨끗한 소리가 난다. 새해! ‘燒紙效果’가 있다. 용서라는 말, 사랑이라는 말,
희망이라는 말의
일출이여.
새로 떠올리는 밝은 마음, 만면 개벽인
저 해가 새것이다.
- 『쉬!』(문학동네,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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