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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 꼭지/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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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9회 작성일 2025-04-16 10:58:2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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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문인수

독거노인 저 할머니 동사무소 간다. 잔뜩 꼬부라져 달팽이 같다.
그렇게 고픈 배 접어 감추며
여생을 핥는지, 참 애터지게 느리게
골목길 걸어올라간다. 골목길 꼬불꼬불한 끝에 달랑 쪼그리고 앉은 꼭지야,
걷다가 또 쉬는데
전봇대 아래 웬 민들레꽃 한 송이
노랗다. 바닥에, 기억의 끝이

노랗다.

젖배 곯아 노랗다. 이년의 꼭지야 그 언제 하늘 꼭대기도 넘어가랴.
주전자 꼭다리 떨어져나가듯 저, 어느 한점 시간처럼 새 날아간다.

- 『배꼽』(창비,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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