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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내가 입술을 가진 이래/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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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61회 작성일 2025-02-18 15:34:1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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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입술을 가진 이래/문정희

 내가 입술을 가진 이래 처음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해가 질 때였을 것이다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며
 숨죽여 홀로 운 것도 아마 그때였을 것이다
 
 해가 다시 떠오르지 않을지도 몰라
 해가 다시 떠오르지 않으면
 당신을 다시 만나지 못할지도 몰라
 입술을 열어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마지막처럼 고백한 적이 있다면
 
 한 존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 것을 두려워하며
 꽃 속에 박힌 까아만 죽음을
 비로소 알며
 지는 해를 바라보며
 나의 심장이 뛰는 것을
 당신께 고백한 적이 있다면
 
 내가 입술을 가진 이래 처음으로
 절박하게 허공을 두드리며
 사랑한다는 말을 한적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해가 질 때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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