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해] 첫물 수련/문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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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물 수련/문성해
수련이 언제 이리 피었나
흙탕물 논물 위에 첫 수련이 돋았구나
오늘 아침 세수도 못하고 짓무른 눈가 비비며 보는데
누가 지어주나 이름도 기다리지 않고
수련이 작년의 이름으로 내 곁에 왔네
첫 수련의 주둥이가
막막한 수면을 뚫고 나오는 그 힘으로
드넓은 고추밭에 첫 고추가 매달리고
아이 몸에 첫 두드러기가 돋고
마른하늘에선 첫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이야
그다음엔
후득후득 일제히 돋아나면 되는 것
터져나오면 되는 것
그 힘으로
희부윰한 새벽을 찢으며
첫 기러기떼가 날아오르는 것이야
- 『입술을 건너간 이름』(창비, 2012)
수련이 언제 이리 피었나
흙탕물 논물 위에 첫 수련이 돋았구나
오늘 아침 세수도 못하고 짓무른 눈가 비비며 보는데
누가 지어주나 이름도 기다리지 않고
수련이 작년의 이름으로 내 곁에 왔네
첫 수련의 주둥이가
막막한 수면을 뚫고 나오는 그 힘으로
드넓은 고추밭에 첫 고추가 매달리고
아이 몸에 첫 두드러기가 돋고
마른하늘에선 첫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이야
그다음엔
후득후득 일제히 돋아나면 되는 것
터져나오면 되는 것
그 힘으로
희부윰한 새벽을 찢으며
첫 기러기떼가 날아오르는 것이야
- 『입술을 건너간 이름』(창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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