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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나를 낳은 달/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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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62회 작성일 2025-02-18 15:33: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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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낳은 달/문정희

 나를 낳은 건 흙이나 학교가 아니었다
 떠나가라 떠나가라 소리치며
 푸른 바다 위에 떠있는 달, 그녀의
 깊은 주름살을 오늘은 어머니라 부른다
 맨드라미 같은 붉은 벼슬의꿈과
 날마다 알을 낳는 힘과
 밤마다 사랑을 만드는 눈물을
 그녀가 아니면 어디에서 배웠으랴
 모든 생명을 온기로 품어
 살아있는 대지의 체온
 모든 상처를 맑게 씻어
 
 결국은 빛나는 생명의 눈부심을
 나를 낳은 달, 그녀가 아니면
 어디서 보았으랴
 지난 여름 매미채 하나씩 들고
 도회로 떠난 아이들은
 고향에 쉬이 돌아올 수 없는
 거인이 되었다지만
 그래서 기쁘고 쓸쓸한
 나를 낳은 달
 가을 창가에 홀로 핀 꽃처럼
 환환 웃음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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