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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해] 목련의 상부/문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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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4회 작성일 2025-04-14 15:39:5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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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의 상부/문성해

아침에 가르마가 벌어진 채
육층에서 내려다보니
목련꽃들의 벌어진 정수리가 훤하다

아침부터 모여 떠드는
우리 라인 아줌마들의 억센 사투리와
사층 노인네의 담배꽁초까지 다 받아내던
저 정수리

그 속에
햇살과 바람과 비가 심어놓은
탱탱한 씨앗들
옹골차게 자라고 있음을 생각한다

바람이 가만히 내 정수리 가르마를 벌리고 간다
씨앗처럼 주름진 영근 얼굴을 들어올린 채
비질을 하던 경비원 김씨가 문득 알은체를 한다

- 『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문학동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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