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수] 부강역/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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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강역/문인수
경부선 야간 완행열차,
무궁화호가 서는 작은 역마다
몇몇 사람이 내리고
역세권의 어둠은 얼른 그들을 받는다.
객차를 꽉 메운 주말의 지친 표정들이 장시간
느리고 헐한 속도에 몸을 맡겼지만
목적지는 그러나
누구든 그 어디든 결코 변방이 아닐 것이다.
이 무슨 역인가, 당신인들 함부로 지나치겠는지…… 지금
저들의 중요 대목이다.
저 광경, 바로 여기에 와 인생 전부가 벌어져
한껏 기쁘다.
열두어살 딸아이와 함께 도착한
한 여자는
플랫폼까지 들어온, 커다랗게 웃는
남자의 마중을 받는다.
- 『나는 지금 이곳이 아니다』(창비, 2015)
경부선 야간 완행열차,
무궁화호가 서는 작은 역마다
몇몇 사람이 내리고
역세권의 어둠은 얼른 그들을 받는다.
객차를 꽉 메운 주말의 지친 표정들이 장시간
느리고 헐한 속도에 몸을 맡겼지만
목적지는 그러나
누구든 그 어디든 결코 변방이 아닐 것이다.
이 무슨 역인가, 당신인들 함부로 지나치겠는지…… 지금
저들의 중요 대목이다.
저 광경, 바로 여기에 와 인생 전부가 벌어져
한껏 기쁘다.
열두어살 딸아이와 함께 도착한
한 여자는
플랫폼까지 들어온, 커다랗게 웃는
남자의 마중을 받는다.
- 『나는 지금 이곳이 아니다』(창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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