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석중] 나이테를 위한 변명/나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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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를 위한 변명/나석중
그의 일생은 어느 여름날
심심해서 던진 물수제비의 흔적이 아니었다
그건 나무의 울음이었다
나무가 울고 간 파문이었다
붙박인 삶이라고
사는 것이 고만고만한 나무는
슬프고 괴로울 것 없을 것이라 단정하지만
뿌리는
하루에도 몇 리를 물 길러 나갔다 와서
끙끙 앓는 것이었다
생이 아파 우는 것이었다
저 수만 마리 이파리들이 뙤약볕 아래 나와
아우성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우듬지에
새의 둥지를 무상으로 세들이고 바깥소식을 듣긴 하지만,
저 산 너머가 궁금하여
마음으로 가서 세상을 읽고 오는 것이었다
한 덩이 파문을 던져보는 것이 소원인
나무는
인내심 많은 시인이었던 것이었다
- 시집 <촉감> 2009. 문학의전당. 신작시집
그의 일생은 어느 여름날
심심해서 던진 물수제비의 흔적이 아니었다
그건 나무의 울음이었다
나무가 울고 간 파문이었다
붙박인 삶이라고
사는 것이 고만고만한 나무는
슬프고 괴로울 것 없을 것이라 단정하지만
뿌리는
하루에도 몇 리를 물 길러 나갔다 와서
끙끙 앓는 것이었다
생이 아파 우는 것이었다
저 수만 마리 이파리들이 뙤약볕 아래 나와
아우성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우듬지에
새의 둥지를 무상으로 세들이고 바깥소식을 듣긴 하지만,
저 산 너머가 궁금하여
마음으로 가서 세상을 읽고 오는 것이었다
한 덩이 파문을 던져보는 것이 소원인
나무는
인내심 많은 시인이었던 것이었다
- 시집 <촉감> 2009. 문학의전당. 신작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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