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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우] 새벽 세 시의 사자 한마리/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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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10회 작성일 2025-03-25 19:40:5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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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 시의 사자 한마리/남진우
                             
지금
목마른 사자 한마리 내 방 문 앞에 와 있다

어둠에 잠긴 사방
시계 똑딱거리는 소리
잠자리에 누운 내 심장에 와 부딪히고
창 가득히 밀려온 밤하늘엔 별 하나 없다

아득히 먼 사막의 길을 걸어 사자 한 마리
내 방 문 앞까지 왔다
내 가슴의 샘에 머리를 처박고
긴 밤 물을 마시기 위해

짧은 잠에서 깨어나 문득 눈을 뜬 깊은 밤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 허허벌판의 텅 빈 방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사자의 갈기가
내 얼굴을 간지럽힌다
 
타오르는 사자의 눈이 내 눈에 가득 차고
사나운 사자의 앞발이 내 목줄기를 짓누를 때
천둥처럼 전신에 와 부딪는
시계 똑딱거리는 소리
 
문을 열고 나가보면 어두운 복도 저편
막 사라지는 사자의 꼬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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