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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규] 만항재/황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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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2회 작성일 2025-04-12 18:50:2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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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항재/황동규

하늘 한가운데가 깊어져
대낮에도 은하(銀河)가 강물처럼 흐르는
만항재 늦가을
저 밑 침엽수림들이 물속처럼 어두워지는 것을 보며
바람에 손을 씻었다.
은하 가운데 머뭇대던 구름 한 장 씻은 듯 사라지고
열 받은 차가 하나 서 있다.
얼마나 높은 데 길들이면
자신의 신열(身熱) 들키지 않고
삶의 고비들을 넘을 수 있을 것인가?

* 표고 1340미터, 정선군과 태백시 사이에 있는 재. 자동차 도로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다.

- 『꽃의 고요』(문학과지성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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