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택] 겨울 용대리/홍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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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용대리/홍은택
뒷산 중턱에 눈꽃들 무장무장 피어
지탱할 수 없는 허공의 무게로
소나무 생가지 찢는 소리
논밭에 쌓인 눈은
골바람 불 때를 기다려
사막의 모래인 듯 날리고
흰 천으로 행전을 친
한 무리 병사들이
명태 두름처럼 꿰어져
눈길을 헤엄쳐 간다
어딘들 변방이 아니랴
자처한 유배의 사하촌에서
마른 황태 씹는 쓸쓸함이
어둑한 방, 초와 향을 피운다
덕장에 매달린 명태들
아가리에 눈 한 입씩 물고
겨울을 나고 있다
- 『노래하는 사막』(서정시학, 2014)
뒷산 중턱에 눈꽃들 무장무장 피어
지탱할 수 없는 허공의 무게로
소나무 생가지 찢는 소리
논밭에 쌓인 눈은
골바람 불 때를 기다려
사막의 모래인 듯 날리고
흰 천으로 행전을 친
한 무리 병사들이
명태 두름처럼 꿰어져
눈길을 헤엄쳐 간다
어딘들 변방이 아니랴
자처한 유배의 사하촌에서
마른 황태 씹는 쓸쓸함이
어둑한 방, 초와 향을 피운다
덕장에 매달린 명태들
아가리에 눈 한 입씩 물고
겨울을 나고 있다
- 『노래하는 사막』(서정시학,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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