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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오] 자연부락/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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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회 작성일 2025-04-30 11:50:5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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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부락/하종오
 - 종착지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하행선 직행버스에서
노인들이 천천히 내렸다
운전석에서 훌쩍 뛰어내린 운전기사는
대기실로 가서 눈을 붙였다
노인들만 타고 오는 하행선 직행버스
바람이나 햇볕이나
더 느리지도 더 빠르지도 않는
속도로 같이 달렸다
자식들은 하행선 직행버스를 타지 않았다
인사치레로나마 찾아볼 당산나무도 없는 부락에선
챙겨가지고 돌아갈 토지도 별반 없었다
노인들은 자식들에게 다녀오던 그 날수만큼씩 더 살았다
출발시간이 되어 버스정류장이 붐비고
눈을 비비며 나온 운전기사가 운전석에 훌쩍 올라타면
상행선 직행버스에 노인들만 천천히 탔다

-  『베드타운』(창비,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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