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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성] 고로쇠 물/홍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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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1회 작성일 2025-04-23 07:58:2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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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 물/홍사성

​꽃샘추위 맵찬 삼월 어느 날이었다

시인들 여럿 둘러앉은 자리에 지리산에서 올라온 고로쇠 물 한 병씩 나누어졌다 "이거 참 귀한 거야" 목숨에 대하여 고통에 대하여 깊은 슬픔을 노래하던 시인들은 달짝지근한 고로쇠 물을 쩝, 쩝, 맛있게 마셨다 마그네슘과 칼슘이 많다는 고로쇠 물을 한 병씩 마셨으니 반백 년은 무병하게 살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였다. 겨우내 추위를 견뎌낸 고로쇠나무가 입이 부르트도록 빨아올린 수액이니 그럴 만도 했다

- 『내년에 사는 法』(책만드는집,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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