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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성] 달맞이꽃/홍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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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6회 작성일 2025-04-23 07:56:4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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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홍사성

자정 가까운 한밤중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 잠 깨
무작정 들길로 나선다
사방이 고요하고 별이 총총한데
너는 어느 별에서도 반짝이지 않는다
나는 혼자
저 많은 별 중에서 목이 꺾어지도록 그리운
너를 찾아 걷다가
풀 죽은 수캐처럼 꼬리 내리고 돌아와
달빛 비껴든 빈방에 눕는다
잠들기 전 혹시나 해서
한 번 더 문 열고 내다보지만
멀리서 밤개 짖는 소리 어지러울 뿐
아무도 없다, 오늘 밤은
달맞이꽃 가득 핀 들판에 누운 듯
꿈, 노랗다

 - 『내년에 사는 法』(책만드는집,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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