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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새벽달/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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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9회 작성일 2025-04-20 15:49: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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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달/한승원

바다 쪽 통유리
밖으로 세상 만물 휘도는 것 내다보는
그 재미 하나 보고 혼자 사는 자네
외롭지 않은가 하고
스페인 싸움소의 뿔 같은 새벽달이 물었다
유령처럼 흰 소복 차림인 채로 어둠 속에 선 내가 말했다
슬픈 사유
한 과 한 과
진창같이 질퍼덕거리는 길바닥에 깔고
영생할 무덤집 열심히 도배하는
살과 뼈 속에는 외로움 기생할 틈바구니가 없네.

 -  『노을 아래서 파도를 줍다』(문학과지성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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