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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순례] 서해바다 노을 저편/함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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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9회 작성일 2025-04-20 15:32:1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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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바다 노을 저편/함순례

어린아이가 흥건히 젖은 채 울고 있다
높은 파도에 휩쓸렸는지 두 눈 꼭 감고 다만 공포를 쥐어짜며 울어 젖히는데

운다는 건
울음 밖으로 이끌어줄 어떤 손길을 기다리는 것
그래, 울 때는 저리 악착같이 울어야 한다

어느 새벽 아무리 해도 멈추지 않는 코피가 서러워 천지가 외로웠을 때처럼 이미 나를 지나간 사랑에 떨며 쏟아놓은 통곡처럼

최선을 다해 울고 싶다
그 붉은 귀를 열고 들어가면 기쁨이나 슬픔 같은 것, 땡감 알처럼 떫어져서 둥글어져서 단단한 뿌리로 자랄 것만 같아서

 - ​『혹시나』(도서출판 삶창,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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