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무서운 굴비/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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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굴비/최승호
나는 왜 굴비를 두려운 존재라고
말해야 되나
석쇠 위에 구워먹거나 찌개 끓여도
얌전히 있는
저 무력하기 짝이 없는 굴비를
굴비는
소금에 절여 통째로 말린 조기라 한다
혹은 건석어(乾石魚)
굴비, 나의 敵, 나의 反逆, 나의 비굴
비굴한 삶은 통째로
굴비를 닮아간다
그물을 뒤집어 쓰고 퍼덕이다가
결국 장님에 벙어리
귀머거리가 된 굴비를
나는 왜 두려운 존재라고 말해야 하나
- 『고슴도치의 마을』(문학과지성사, 1985)
나는 왜 굴비를 두려운 존재라고
말해야 되나
석쇠 위에 구워먹거나 찌개 끓여도
얌전히 있는
저 무력하기 짝이 없는 굴비를
굴비는
소금에 절여 통째로 말린 조기라 한다
혹은 건석어(乾石魚)
굴비, 나의 敵, 나의 反逆, 나의 비굴
비굴한 삶은 통째로
굴비를 닮아간다
그물을 뒤집어 쓰고 퍼덕이다가
결국 장님에 벙어리
귀머거리가 된 굴비를
나는 왜 두려운 존재라고 말해야 하나
- 『고슴도치의 마을』(문학과지성사,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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