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철] 노부부/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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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최영철
늦은 밤 지하도 모서리 자리 펴고
얻어온 것 서로 입에 넣어주며
화려했던 한 시절 나누고 있는 부부
집도 절도 사랑도 명예도 가고
어디 소풍이라도 나온 듯
부끄러움도 기다림도 남은 게 없는
풍비박산의 시간을 베개 삼아
조금 추운지 거짓말 같은지
빙그레 껴안고 잠든
두 개의 둥근 알.
- 『일광욕하는 가구』(문학과지성사, 2000)
늦은 밤 지하도 모서리 자리 펴고
얻어온 것 서로 입에 넣어주며
화려했던 한 시절 나누고 있는 부부
집도 절도 사랑도 명예도 가고
어디 소풍이라도 나온 듯
부끄러움도 기다림도 남은 게 없는
풍비박산의 시간을 베개 삼아
조금 추운지 거짓말 같은지
빙그레 껴안고 잠든
두 개의 둥근 알.
- 『일광욕하는 가구』(문학과지성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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