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철] 부부/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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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최영철
재작년 이맘 때 죽은
남편 산소에 와서
새똥 흘러내린 비석을 닦은 손바닥으로
뜨끈하게 차오른 콧물을 훔치는 여인
어젯밤 자다 일어나
바닥에 펴놓고 어깨 통증을 맞추다가
삐뚜름하게 붙은
파스의 모서리가 쭈글쭈글 삐져나와
젤로 슬플 때가
혼자 파스 붙일 때라고
여인은 손으로 눈시울을 닦고
남편의 가려운 등이라도 되는 양
슬슬 비석도 긁어주고 있다
- 『호루라기』(문학과지성사, 2006)
재작년 이맘 때 죽은
남편 산소에 와서
새똥 흘러내린 비석을 닦은 손바닥으로
뜨끈하게 차오른 콧물을 훔치는 여인
어젯밤 자다 일어나
바닥에 펴놓고 어깨 통증을 맞추다가
삐뚜름하게 붙은
파스의 모서리가 쭈글쭈글 삐져나와
젤로 슬플 때가
혼자 파스 붙일 때라고
여인은 손으로 눈시울을 닦고
남편의 가려운 등이라도 되는 양
슬슬 비석도 긁어주고 있다
- 『호루라기』(문학과지성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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