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기] 위험천만한 입맞춤/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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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한 입맞춤/구재기
질그릇 가에 묻어 있는 꿀도
청자의 가운데에 고인 꿀처럼 달다
어둠의 손사래로 꼬박 날을 새고 난 아침
그 끝에 보루처럼 남아 있는
눈물 자죽, 이미 다 말라버린
눈물 자죽에 햇살이 내려 눈부시다
사랑은 마른 풀을 가진 것과 같아서
마땅히 불이 오면 피해야 한다지만
발쇠서듯* 황망히
정수리를 내려 찍어대는 바에야
어찌 감당할 도리가 있겠는가
괴로움을 가벼이 하고
기쁨을 정화하여 향기를 뿌리다 보면
사랑은 칼끝에 묻은
꿀과의 위험천만한 입맞춤
단 한 번에 사로잡혀, 오늘밤에도
불면은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을 게다
눈물 자죽에 청자처럼 맑은 햇살이 고이고
질그릇처럼 질박한 눈물이 차 오른다
절박한 추락을 장렬하게 꿈꾸면서
오늘밤 꿀맛 같은 어둠 속
위험천만한 입맞춤을 생각해 보는 게다
* 발쇠서다: 남의 비밀을 알아내어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다
- 『추가 서면 시계도 선다』(도서풀판 지혜, 2014)
질그릇 가에 묻어 있는 꿀도
청자의 가운데에 고인 꿀처럼 달다
어둠의 손사래로 꼬박 날을 새고 난 아침
그 끝에 보루처럼 남아 있는
눈물 자죽, 이미 다 말라버린
눈물 자죽에 햇살이 내려 눈부시다
사랑은 마른 풀을 가진 것과 같아서
마땅히 불이 오면 피해야 한다지만
발쇠서듯* 황망히
정수리를 내려 찍어대는 바에야
어찌 감당할 도리가 있겠는가
괴로움을 가벼이 하고
기쁨을 정화하여 향기를 뿌리다 보면
사랑은 칼끝에 묻은
꿀과의 위험천만한 입맞춤
단 한 번에 사로잡혀, 오늘밤에도
불면은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을 게다
눈물 자죽에 청자처럼 맑은 햇살이 고이고
질그릇처럼 질박한 눈물이 차 오른다
절박한 추락을 장렬하게 꿈꾸면서
오늘밤 꿀맛 같은 어둠 속
위험천만한 입맞춤을 생각해 보는 게다
* 발쇠서다: 남의 비밀을 알아내어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다
- 『추가 서면 시계도 선다』(도서풀판 지혜,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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