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희] 그대가 두 손으로 국수사발 들어올릴 때/고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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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두 손으로 국수사발 들어올릴 때/고정희
하루 일 끝마치고
황혼 속에 마주앉은 일일노동자
그대 앞에 막 나온 국수 한 사발
그 김 모락모락 말아올릴 때
남도 해 지는 마을
저녁연기 하늘에 드높이 올리듯
두 손으로 국수사발 들어올릴 때
무량하여라
청빈한 밥그릇의 고요함이여
단순한 순명의 너그러움이여
탁배기 한잔에 어스럼이 살을 풀고
목메인 달빛이 문앞에 드넓다
-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창작과비평사, 1992)
하루 일 끝마치고
황혼 속에 마주앉은 일일노동자
그대 앞에 막 나온 국수 한 사발
그 김 모락모락 말아올릴 때
남도 해 지는 마을
저녁연기 하늘에 드높이 올리듯
두 손으로 국수사발 들어올릴 때
무량하여라
청빈한 밥그릇의 고요함이여
단순한 순명의 너그러움이여
탁배기 한잔에 어스럼이 살을 풀고
목메인 달빛이 문앞에 드넓다
-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창작과비평사,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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