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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경] 일인용 식탁 /고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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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회 작성일 2025-04-30 15:53:0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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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용 식탁 /고미경

저녁상에서 굴비 한 마리 턱이 빠져나갈 듯 입을 벌리고 있다

그물에 걸린 바다 한 마리 필사적으로 펄떡거리다가 숨이 넘어가는 순간, 소용돌이가 되어버린 입

저녁불빛처럼 흘러나오는 말들이 기어다닌다

살을 발라가며 한 끼를 먹는, 달그락거리는 숟가락의 화평도 파랑치는 바다의 어디쯤이어서

울컥울컥 물결치는 비린내
살아있는 자의 목구멍과 죽은 자의 말이 함께 뜨거운

- 고미경,​『칸트의 우산』(현대시학,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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