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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 가난/김혜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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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6회 작성일 2025-04-20 10:01:2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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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김혜순

나는 언제나 새는 중이야
그렇지 새고 말고
나만 새는 거 아냐
발바닥 밑의 모래밭도 새는 걸
모래밭 위의 지구도 새는 중이래
지고 가던 쌀자루가 자꾸 새더군
마시지 마 물이 새
이것 봐 막혔군 나만 새는 거 아냐 화내지 마
바다에 뜬 기선에서도 물이 새고 있다는데 뭘
구름에선 소나기
밤에선 아침이
모두 새나봐
새, 새, 샌다니까

게다가 비가 새는군

- 『또 다른 별에서』(문학과지성사,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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